All You Need is Music/Music

버나드 버틀러

SNOWBOOK 2025. 3. 23. 17:57

내가 버나드 버틀러의 음악을 가장 좋아했을까
혹은 그의 음악을 가장 많이 들었을까
그건 아닐 수 있지만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은 맞는 것 같다.
이 카테고리의 시작은 꼭 그로 하고 싶었다.

젊었던 시절의 꽃돌이 버형과
그의 상징과도 같은 61년산 ES-355 TDSV

버형 음악을 처음 들었던 계기나
그래서 355를 갈망했던 스토리도
다른 글에서 썼으니.

어쨌든 suede는 난 1집보다 2집이 좋았다.
보통 밴드들은 1집에서 응축된 에너지를 표출하지만
난 좀 더 다듬어지고 숙성된 2집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New Generation은 영원한 나의 송가였으며
The Asphalt World는 내 어둠에 공감을 해줬다.
다른 B-side 작품이었던
Stay Together나 My Dark Star도 좋아했다.
(공통점이라면 끊어질 것 같은 청춘의 아슬아슬함?)

실제로 그 개인에게 매력을 더 느꼈던건
솔로 앨범이었는데 이것도 2집을 더 좋아했다.
You Must Go On이나 Cocoon은 엄청났다.
물론 1집의 Stay나 A Change of Heart도 좋았다.

맥알몬트와의 프로젝트도 좋아했던 것 같다.
역시 1집 보다 2집이 내게는 훨씬 더 훌륭했다.
Yes도 좋았지만 Falling은 버형의 작곡 능력의
최정점에 있는 곡이라고 생각한다.

브렛 앤더슨과 재결성한 The Tears는 물론
CD가 닳아 없어질 때 까지 들었다.
전곡이 다 좋았다.
좀 더 소프트해진 버형의 곡에 브렛의 보컬이면
나에게는 꽉 막힌 방 안에서의 신선한 공기와도 같았다.

내한공연을 연세대 100주년 기념관인가에서 했었다.
예매번호 1번으로 들어가서 공연을 봤다.
스탠딩이 열리고 가장 먼저 입장한 나는
버형의 위치인 오른쪽에 섰다.
뒤 따라오던 다른 사람들이 다 혼란에 빠졌었다.

버형과 브렛의 콤비라면
좌니마와 모리시, 레논과 매카트니가
부럽지 않을 줄 알았는데
suede도 The Tears도 오래가진 못했다.

내가 버형을 특히 더 좋아하는 이유는
그의 창의적이고 파괴적인 기타 리프나
아름다운 곡들도 물론 있지만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며
꾸준히 좋은 음악을 창작한다는 데에 있다.

자신의 밴드로는 suede로 90년대 브릿팝을 열고
그 후에 냈던 솔로음반들도 훌륭했다.

프로듀서로는 Duffy의 Rockferry 음반으로
브릿어워드랑 그래미까지 수상하게 된다.

프로젝트 팀으로는 당연히 The Tears도 훌륭하고
맥알몬트 앤 버틀러도 나는 너무 좋았고
Ben Watt 했던 프로젝트도 음악이 좋았던 기억이다.

Ben Watt와의 시절의 버형

그 중에서 특히 Jessie Buckley와 작년인가 냈던
음반은 충격적으로 훌륭하고 독창적인 음악이었다.

Jessi Buckley와의 음반은 한번 들어보시라.
저 나이에 아방가르드한 음악을 하시더라.

아직도 버틀러, 블레이크 앤 그랜트 공연도 하고
본인 솔로 몇 주년 기념인지 솔로 음반 재녹음 및 재발매
그리고 솔로 공연도 혼자 기타 매고 하러 다니더라.

요즘 솔로로도 공연하시는 버형

끊임없는 창작력
대중의 평가보다 본인의 표현에 집중
각 팀에 따라 달라지는 곡의 스타일과 구성.

나이를 먹어서도 과거의 영광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한걸음씩 나아가고 새로운걸 시도하는
그 모습이 정말 존경할만한 것 같다.
(노엘은 자기 밴드가 없어서 그래, 라고 했지만
알다시피 노엘에게 이 정도면 칭찬이다)

마지막으로 나이 드시고 드디어 처음 들게된 스트랫.

축구하다 다쳐서 누워있고 우울했는데
갑자기 기타 치는 방식을 다 바꿔보자는 생각이 들었고
지금껏 스트랫을 써보지 않아서(인디록 같지 않았다나)
뭐 누구한테 말해서 62년산 스트랫(!!)을 사고
직접 피니쉬를 벗기고 새로 칠했단다 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