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ke Life Extraordinary/Bon Voyage

Barcelona, Madrid, 2016

SNOWBOOK 2025. 6. 8. 19:23

이 때도 연구소 재직 시절이었는데
지금은 너무나도 유명해진
NIPS 2016에 참석하기 위해
바르셀로나에 갔다.
 

이 때는 공식적으로 NIPS였는데(심지어 마크까지)
지금은 NeurIPS로 바뀌었다.
 
첫 유럽이었는데 말 그대로 너무나 좋았다.
그냥 돌아다니는 사람, 거리, 건물 다 너무 좋았다.

미국이 철저한 실용주의의 모습들이라면
유럽은 자유와 낭만, 고전과 멋이 있는
도시와 사람들이라고 해야하나.
특히 바르셀로나는 특유의 자유로운 분위기가 있었다.
 
유럽은 광장 문화가 있다.
역사적으로 여러 의미가 있겠지만
유럽의 인본주의나 문화, 시민의식의 발전 같은게
광장 문화에서 비롯되었다고들 하는 것 같다.
 

낮과 밤의 레이알 광장이었던 것 같다.
 

또 하나 바르셀로나가 마음에 들었던건
노상 카페들이었다.
12월이었는데도 날씨가 그렇게 춥지 않아서
노상 카페에 죽치고 앉아
커피도 먹고 음식도 먹고 했었다.
 

엘 글롭 이라는 식당의 유명한 오징어 먹물 빠에야.
 

스페인 사람들은 술을 좋아하는 것 같고
맥주도 즐기지만 특이 와인도 유명한데
그 중에서도 와인으로 만든 샹그리아가 맛있었다.

이게 어디 공장에서 만들어 오는게 아니라
각 가게들마다 저마다의 레시피로 만들어 내오다 보니
가게마다 서로 다른 샹그리아 맛을
느껴보는 재미가 있었다.
 

스페인도 여느 유럽과 비슷하게
커피도 에스프레소 위주의 문화였던 것 같다.
물론 스페인은 스타벅스는 있었다.
(이탈리아에는 잘 없더라)
 

l'arros 라는 가게의 해산물 빠에야였는데
이게 내 인생 빠에야였다.
3년 후 가족들과 같이 한번 더 갈 때 까지는 있었는데
지금은 구글맵에 찾아보니 폐업한 것 같더라.
 

NIPS 학회장 앞에서 먹었던 아침식사였는데
아마 스패니쉬 아니면 컨티넨탈 브렉퍼스트였던 것 같다.
딱딱한 바게트에 햄, 치즈 정도 줬는데 너무 맛있었다.
커피와 오렌지 주스를 같이 내오는 것도 신기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회사 다녔을 때 가우디 정신을 배워야 한다라고
그룹사 교육이었나에서 듣고 처음 알게 되었는데
그냥 그런가보다 했었는데
실제로 가보니까 대단하다는 말이 부족했던 것 같다.
내가 천주교 교인이 아닌게 안타까울 정도였다.
 

캄프누 가서 메시도 보고
베르나베우 가서 호날두도 봤다.
둘 다 챔스 경기였던걸로 기억하는데
챔스 노래를 실제로 들을 때 진짜 가슴이 웅장해지더라.
 

캄프누는 다소 서민적인 느낌이었는데
동네 아저씨들 할아버지들 다 와서
공놀이 보는 느낌이었다면
베르나베우는 아예 앞에 도로를 다 막아놓고
셀렙들 다 모이는 축제처럼 하더라.
 
바르셀로나에서는 원정팀인 묀센글라드바흐 팬들이
도시 전체 까페를 다 점령하고 맥주를 마시고 있었고
마드리드에서는 원정팀인 도르트문트 팬들이
지하철을 점령하고 노래를 부르며 
마치 진짜 전쟁 원정을 떠나듯 경기장으로 이동했다.
유럽 사람들의 놀이문화라고 해야하나 부러웠다.
 

바르셀로나 곳곳을 점령해서
도시의 맥주를 다 없애버리던
묀센글라드바흐 팬들과
너무나 열정적이고 진지했던
도르트문트 팬들.
 

베르나베우로 가는 길에
길을 좀 잃기도 했고 지치기도 했어서
카페에 들어가서 좀 쉬다가 바텐더에게 물어봤었다.
택시타고 가면 얼마쯤 나올까 물어보니
It depends on driver 라고 하더라.
 
베르나베우로 갈 때는 그냥 지하철을 타고 갔는데
설마 얼마나 다르겠어 라는 생각에
베르나베우에서 숙소로 오는 길은 택시를 탔었다.
구글맵을 키고 직선으로 6km 정도라는걸 확인했는데
갑자기 고속도로로 빠지더니
외곽 도시인 헤타페 방향으로 가더라.

좀 속일거라는건 알았는데 지방으로 갈 줄은 몰랐다.
이 때는 돈 보다는 생명의 위협이 느껴져서
겨우겨우 다시 차를 돌려서 숙소로 왔고, 
다행히 이 친구도 사기 쳤으니 50유로로 해결되었다.
 

산미구엘 시장이라고 마드리드의 유명한 시장인데
안에 저렇게 먹을거랑 와인도 글라스로 팔고
테이블에 앉아서 먹을 수 있게 해놨다.
아마 꽃보다 할배에 나왔던 곳에서 
저 새우+올리브유+고춧가루 같은거 사먹었었는데
비렸다.
 
 

마드리드에서 먹은 오징어튀짐과 하몽인 것 같은데
하몽 맛있더라. 
오징어튀김은 저 때 자리에 앉고 가방을 보니
백팩이었는데 지퍼가 열려있더라.
다행히 없어진건 없었는데 마드리드 정이 떨어졌다.
(그 이후 택시 사건으로 정 더 떨어짐 ㅎㅎ)
 
인종차별인가 했었는데
나중에 어떤 독일인 남자 3명도 
가방이 열린채로 돌아다니길래
소매치기에 인종차별은 없구나 싶었다.

 

바르셀로나는 밤에도 비교적 안전한 편이고
사람들이 밤 늦게까지 노는 편이라
나도 밤에 많이 걸어다녔던 기억이다.
골목 골목 마다 너무 놀랍고 좋았다.
이 골목 다음 저 골목에는 또 뭐가 있을까
계속 두근두근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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