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실로 부러운 사람들이 꽤 많았겠으나
점점 나도 직업인으로서 신규성이 사라지는 시기에 있다보니
요 몇 년 사이에 가장 부러운 사람들은
본인의 온 열정을 다 하는 사람들이다.
학생 때는 무엇인가를 꽤 잘한다고 알려져도
그 결과물들은 사실 짧으면 몇 개월, 길어도 3-4년 노력의 결과이다.
실력보다는 타고난 센스나 운이 큰 부분 작용한다.
직업인으로서 신규성이 있을 때도 비슷하다.
당연히 장기간 노력의 결과로 평가를 받는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니
단타성 몇 가지 이벤트들에 의해서 평가 받고 이미지가 생기는데
역시 센스, 잠깐의 노력, 학생 때의 경험(과 약간의 후광)이 많은 영향을 미친다.
요약하자면 누적의 가져다주는 실력의 차이는
학생을 포함 신규성이 유지되는 시기에는 그다지 크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직업인으로서 신규성이 사라지는 시기에 도달하면 얘기가 다르다.
이제 단기간의 노력이나 남다른 센스만으로 좋은 결과물을 내기에는
해야하는 일들도 더 크고 넓고 깊으며
경쟁자들도 충분히 경험을 쌓을 시간이 충분했다.
온 열정을 다해 노력해온 사람들은
그 동안의 노력과 경험, 공부의 총량이 다를 뿐더러
그 경험치의 흡수율이 점점 더 좋아진다.
과거에 했던 일들이 다양하고 구석구석 전체를 커버했으며
앞으로 다가올 일들에 대한 대처가 유연하고 적극적이다.
임기응변과 꼼수, 눈가림으로 쌓아온 실력은 금방 바닥이 보이고 새로운 흐름에 적응 못하는 급류 같다면
온 열정으로 쌓아온 실력은 맑지만 깊이를 가늠하기 어렵고 새로운 흐름에 유연히 대처하는 바다 같달까.
요즘 나오는 말 중에서 노력도 재능이다라는 말이 있다.
노력 중에서도 열정을 다해서 진심으로 할 수 있는 노력은 pure talent인 것 같고
결국 그런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세상을 바꾸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나는 언제나 그 꼼수 쪽에 속했던 사람이었던 것 같다.
그 때 그 때 순간적인 가속 만으로 코너들을 돌아나왔지만
큰 모멘텀을 갖는 것에는 소홀했다고 느낀다.
그리고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열정을 다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한데
약간의 익숙하지 않음과, 약간의 체력적 후달림 때문에
어느 시점이 되어서는 멈춰서서 있는 것이 다소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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