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Day in the Life/Ph.D. Life

지도교수님

SNOWBOOK 2024. 9. 28. 22:25

나의 지도교수님은
아메리칸 스타일 젠틀맨 그 자체셨다.

처음 학부 때 지도교수님을 뵈었을 때가
교수님 연세가 만으로 40이셨을 때니까
지금의 나보다 약간 어리셨을거고

처음 대학원 진학으로 지도교수님과
직접적인 연을 맺을 때가 44세셨으니까
사실 지금 나랑 별반 차이가 없다.

근데 지도교수님은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나에겐 아주 큰 사람이었고
모든걸 다 알고 여유롭고 지혜로운 분이셨는데
지금의 나도 내 학생들에게 그런 모습일까?

한 번은 중기청 과제 심사를 받으러 갔을 때인데
누군지 알지도 모를 것 같은
심사위원 하나가 누가 봐도 말도 안되는 것으로
역정을 내며 그 자리의 우리를 꾸짖었었다.

나는 완전 열받아서 참기가 어려웠는데
지도교수님은 끝까지 미소를 띄며 여유로우셨고
끝나고 내가 아까 그 사람 너무하지 않냐고 불평을 하자
교수님은 서툴러서 그래. 라고 하고 넘기셨다.

결국 석사만 하려고 하다가 박사까지 하고
다른 직장들을 다니면서도 노력해서 교수가 된 데에는
지도교수님에 대한 선망이 가장 컸던 것 같다.
나도 저런 사람이 되어보고 싶다, 라는.
(교수가 되고보니 결코 될 수 없음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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