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넷플릭스가 나도 모르는새 자동결제가 된다.
언제부터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끊어야지 생각하다가도 어느 순간 또 결제 문자가 온다.
구독경제가 이리도 무서운거다. 인간 캐시카우.
그럼에도 나르코스를 볼 수 있었다는 이유로
그 결제가 그렇게 아깝지는 않을 정도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최고의 역작이라 생각한다.
넷플릭스 구독자에게는 꼭 추천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나르코스는 총 3개의 시즌으로
콜롬비아 카르텔에 대해서 다룬다.
나중에 또 얘기할 나르코스 멕시코랑은
다른 이야기이다. 세계관의 교집합은 있지만.
시즌 1-2는 파블로 에스코바르와 메데인 카르텔,
시즌 3은 그 후의 칼리 카르텔에 대해서 다룬다.
아무래도 시즌 1-2의 에스코바르를 연기한
배우의 카리스마와 무게감을 따라갈 순 없기에
그 중에서도 첫 두 개의 시즌이 제일 낫다.
시즌 1-2는 3번 정도 본 것 같고
시즌 3은 2번 본 것 같다.
(멕시코는 지금 2번째 보는 중)
에스코바르 배우의 메소드 연기가 가장 볼만하다.
분노에 차서 악담을 퍼부울 때면
진짜보다 더 진짜같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부하들에게 충성심을 얻어내는 방식도 인상적이다.
돈이 기본이겠지만 카리스마와 함께 섬세함이 있다.
(악마는 역시 디테일에 있나보다)
물론 실존한 악마 같은 사람이었기 때문에
미화되어서는 안되는 측면이 있다.
그의 가족애나 특히 타타의 감정선 같은건
물론 그랬을지라도 좀 과하게 그려진 것도 같다.
시즌 3은 에스코바르의 무게감을 이어받진 못했다.
실존 인물들의 지향점이 달랐던 부분도 있었겠지만
힐베르토 배우의 말투가 좀 가벼운 것도 있는 것 같다.
그가 떠벌대던 것과 호르헤의 슬픈 눈망울만 기억난다.
오히려 열혈 형사이면서 인간성을 점점 잃어가는
시즌 1-2의 머피 보다는
시즌 3의 DEA 요원들이 더 정감이 가기도 한다.
물론 페냐는 항상 옳지만.
시즌 3의 관람 포인트는 마성의 파초와
단연 나베간테다.
나베간테는 나올 때 마다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다.
그래서 멕시코 시즌에도 나왔나보다.
이 배우 개인적으로 친해지고 싶다.
드라마에 따르면,
에스코바르의 몰락은 자기 과신과 분노에서
서서히 하나 둘 씩 무너지기 시작했으며,
칼리의 몰락은 실수에 대한 무관용에
동료들이 두려움을 느끼며 한순간에 무너져버렸다.
이런 점들은 나도 충분히 배워야 할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