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Day in the Life/Short Memories

W몰

SNOWBOOK 2025. 3. 14. 02:45

요즘 12년 전에 샀던 옷들을
하나씩 꺼내 입고 다니다보니
그 때 옷을 사던 날들이 생각이 났다.

당장 나는 대학원까지 대부분
청바지에 티셔츠만 입고 다녔고
무대의상(?)인 특이한 프린팅 티셔츠나
니트 같은게 몇 개 있는 상태였는데

대학원을 졸업하고 갔던 회사에서는
비즈니스 캐주얼이라는 드레스 코드가 있었다.
물론 그 범위가 어디까지인진 애매하지만 대강
면바지, 구두, 카라있는 셔츠나 폴로티
니트, 블레이저 같은 것들이었다.

그런 류의 옷들이 난 하나도 없다시피 했어서
거의 다 새로 샀어야만 했다.
(사실 좀 지나면 다 청바지에 운동화로 다니더라)

당시 신혼이었고 아이도 없었던 우리는
주말에 종종 가산에 있는 아울렛을 찾았다.
가장 유명한건 마리오였었는데
우리는 다소간의 반골기질이 있는지라
거기보다는 후발주자이고 덜 붐비는
길 건너의 W몰을 주로 찾았었다.
(동대문도 밀리오레 보다는 두타 파였다)

거의 전층을 훑으며 옷을 사곤 했고
그 안에서도 매대나 꼭대기층 특별매장을 즐겼고
나중에 정장이나 언젠가 보드복도 샀었고
가장 윗 층에 있는 식당가에서 밥을 먹고 오곤 했다.
아직 주차장 들어가는 길의 모습이나 색감이 기억난다.

그 후로도 지금까지 옷을 살 때는
거의 아울렛만 이용했던 것 같다.
서울역, 파주, 김현아, 요즘은 뉴코아.

발전이 없어서 웃퍼야할지 잘 모르겠지만
신상과 구상의 차이가 발매로부터의 시점 뿐이라면
그 작은 시간의 차이에는 큰 가치를 못느끼는 것 같다.
(물론 라인이 다른 모델은 백화점을 찾기도 한다)

사실 이런건 개개인의 관심사에 달린 문제라
그 차이가 즐거운 사람이라면 지불하는게 당연하다.
기타라면 나도 아무도 모르는 조그만 차이에
어마어마하게 큰 돈도 지불해오곤 했으니까.

지금 다시 찾아보니 마리오는 아직 하는 것 같고
W몰은 이미 폐업을 한 것 같다.
이렇게 추억의 장소가 또 하나 없어지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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