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Day in the Life/Short Memories

대학 면접

SNOWBOOK 2024. 10. 29. 01:41

시간을 훅 점프하긴 했지만
요즘 면접관으로 들어가다보니
갑자기 생각이 났다.

대학 면접은 딱 한 번을 봤었는데
그 대학에 붙어서 그대로 입학했다.

전날 대전에서 대학 근처로 올라왔다.
같은 학교를 지원한 윤 군과 같이 숙소를 잡았고
출장이 익숙했던 우리 아버지가 보호자로 동행했다.
방에서 시켜먹은 뼈해장국이 아직 기억난다.

대기실에는 당시는 블라인드가 아니었어서
아이들이 전부 교복을 입고 긴장한 채 앉아있었다.
그 중 참 똘똘해보였던 애는 강 교수가 되었고
뭔갈 혼자 계속 되뇌이고 있던 애는 이 대표가 되었다.

면접관으로는 세 분의 교수님이 계셨었는데
가운데가 박 교수님, 왼쪽은 작고하신 김 교수님,
오른쪽은 나중에 내 지도교수님이 되시는 조 교수님.

당시 면접 형식은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들어가기 전 문 앞에서 문제 5개 정도를 보여주고
그 중 스스로 두 문제를 골라 1-2분 정도 생각한 후
면접실에 들어가 답변을 하는 형태였다.

기억나는 문제 하나는 당시 이슈가 되고 있던
게놈 프로젝트에 대한 것이었는데 잘 기억은 안나고
하나는 올림픽 국가 순위 책정 방식에 대한 의견이었다.

나름 메달별 점수를 부여해서 총점을 가중합해서
은메달과 동메달도 가치를 높여야 한다,
1등에게 무조건적인 우선권을 주는 것보다
전체적인 역량과 성과를 평가해야 한다고 답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참 평이한 답이었던 것 같다.

나중에 존경하는 지금은 이 교수님이 된 선배가
차라리 올림픽 국가 순위 책정 자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지 그랬냐는 말을 듣고
와 정말 판을 흔드는 대단한 사람이라고 느꼈었다.

조 교수님은 계속 웃어주셨고
김 교수님은 내 생각엔 똑같은거 같은데? 아닌데?
이러시면서 나름 압박을 가하셨고 ㅎㅎ
박 교수님은 분위기를 잡고 계셨다.

마지막에 하고 싶은 말이 없냐고 하셔서
당시 만화 오디션에 심취해있던 나는
지지자 불여호지자, 호지자 불여락지자 라서
긴장했지만 최대한 면접을 즐기려고 했고
그러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답했고
그렇게 면접은 끝났다.

대학에 입학하고 한 1년이 지난 후
김 교수님 수업에서 교수님께서
야 언젠가 누가 면접에서 이런 얘기를 하더라
지지자 불여호지자, 호지자 불여락지자 라고.
걔 그 말 때문에 붙었어. 걔 여기 있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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