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 7

아버지의 기억7

1. 어렸을 때 우리 집은밥 먹을 때 가족이 다 있으면거실에 상을 펴고 TV를 보면서 먹었다.엄마가 풍악을 울려라 라고 하면TV를 켜라는 뜻이었다.2. 패턴이 워낙 명확한 집안이라대충 요일별로 보는 프로그램이 정해져있었다.기억나는건 수요일 대추나무 사랑걸렸네,요일은 기억 안나지만 경찰청 사람들,일요일은 전원일기랑 진품명품, 전국노래자랑,열린음악회, 그리고 주말연속극 정도 생각이 난다.나는 대추나무 보다는 전원일기가 좋았고(아마 MBC 색감을 더 좋아한 듯)엄마는 열린음악회 좋아했지만 난 별로였고주말연속극도 당연히 엄마 초이스였다.진품명품은 사회자가아버지 고등학교 후배라고 좋아하셨다.3. 내가 고등학생 때월요일 밤 11시에 하는 엑스파일을 즐겨보셨다.나도 고등학생 수험생이었지만학교 야자 끝나고 집에 오면 ..

아버지의 기억6

1. 어렸을 때 대전의 놀이공원에 갔던 것 같다.독수리 요새였나 그런 이름이었는데비행기 모양의 놀이기구를 타고크게 회전하면서 위아래로만 움직이던건데아버지랑 같이 탔던 기억이 있다.2. 그리고 신도아파트 살 때아버지 직장 동료 가족들과 같이자연농원에 갔었다.아마 에버랜드 전신인가 그랬을건데멀어서 아침에 갔다가 밤에 돌아왔다.지구마을을 탔던게 기억이 나고올 때는 내가 잠들어서 업혀왔었다.3. 영화관도 아마 딱 한번 갔던 것 같은데대전 시내 어디 극장에서 하던스타에이스 였던걸로 기억한다.토요일 오후에 아버지는 직장에서 바로 오시고나랑 엄마는 극장 앞에서 기다렸다.예정 시간보다 늦게 오셔서 내가 무척 조마조마 했었다.당시엔 핸드폰이 없었으니무작정 기다릴 수 밖에.4. 내가 중학생 때 제주도에 갔었다.가족끼리 비..

아버지의 기억5

1. 처음 기억나는 외식은여기도 썼던 것 같은데신도아파트 살 때 집 앞 중국집이었다.아버지가 다꽝 좀 더주세요 하던게 기억난다.그 때는 닥광인줄 알았다.2. 어렸을 때 그 동네 근처엔가도성이라는 고급스러운 고깃집이 있었다.안에 들어가면 정원이 있었고작은 폭포도 있었다.고급스러운 대접받는 느낌이어서 어렸음에도 기분이 매우 좋았다.우리 가족이 뭐라도 된 것 같았었다.3. 삼부 살면서는프라자 윗층에 있는 부페에 종종 갔다.나는 정말 그 부페를 좋아했었는데외식하러 가자 하고 그 부페가 아니면실망스러울 정도였다.뭐가 맛있었는지는 잘 기억 안나는데나랑 동생은 김밥을 많이 먹었던 것 같다.어렸음에도 여긴 좀 비싼데 괜찮을까싶었었다.언젠가부터는 그 층에 피자집이 생겼었는데어렸을 때고 피자를 한번도 안먹어봤어서냄새가 너..

아버지의 기억4

1. 이번에 아버지는 무슨 음식을좋아하셨더라 얘기를 하게 되었다.나는 단연 소세지빵을 말했는데엄마는 아버지가 얼마 전에도국수 하나 말아 먹자고 하셨다고 하셨다.2. 어렸을 때는 토요일에도 출근을 하셔서토요일은 12시 반 정도에 집에 오셨다.그 때 가장 많이 먹었던게 잔치국수였다.멸치육수를 내고 소면은 따로 삶아서 일인분씩 말아서소쿠리에 담아놓았다.그리고 양념장을 만들어서 같이 먹었다.토요일 점심은 항상 그렇게국수였던게 기억이 난다.3. 아버지는 라면을 푹 끓인 스타일을 좋아하셨고나랑 엄마는 꼬들한 스타일을 좋아했다.내 기억에 내가 초딩 저학년 때는아버지가 직접 라면을 끓여서 같이 먹은적도 많았는데나는 그 푹 삶아진 라면은 별로였다.주로 일요일 오후였다.초딩 고학년 혹은 그 이후로는직접 끓이시진 않았고일요..

아버지의 기억3

1. 아버지를 아는 사람이라면누구나 아버지 하면 술을 떠올릴만큼애주가셨다.회사에서 책임있는 자리에 올라갈 수록술자리가 잦아지고우리는 저녁 식탁에서 기다리다가안오시면 안오시나보다 하고 저녁을 먹었다.엄마는 제발 밖에서 먹고 온다고연락만이라도 해달라고 하셨다.그 때는 다들 그랬었나보다.술을 드셔도 거의 12-1시에는 오셨었는데그렇게 주무시고도아침 6시에 일어나서 출근하는걸 보고어른은 참 힘든거구나 싶었었다.2. 내가 어른이 되고 종종아버지와 술을 했었다.아버지는 반주를 싫어하셔서(나도 그렇다)저녁 다 드시고 한 9시 쯤나한테 술마시자고 하고 싶은데직접 그렇게 말하긴 쑥스러우셨는지돌려 말씀하셨다.냉장고에 소주 좀 있나?혹은 만원 한 장 주시면서,슈퍼가서 소주 한 병 사온나.이게 같이 마시자는 의미였다.그렇게 ..

아버지의 기억 2

1. 언젠가부터 한 4-5년 정도우리 가족은 아버지 여름 휴가에 맞춰경주로 여행을 갔었다.어느날 아버지가 전화하시는걸 들었는데부하 직원에게 경주 호텔 예약을 부탁했었다.역시 직접 하실 리가 없지.2. 경주에 처음 갔을 때 아마코오롱 호텔이었던걸로 기억한다.너무 좋았었던 기억이다.근데 그 중 한 해는 예약이 불가했는지경주관광단지 어딘가에 있는관광호텔로 예약이 되어서 실망스러웠다.심지어 온돌방이었다.마침 비도 많이 와서 호텔에만 있었는데아버지는 무협지를 쌓아놓고 보셨다.3. 어렸을 때는 동네에 책 대여점이 있었다.삼부 살던 때 인데걸어서 뒷시장(이라 불리던 곳)에 가면보람책방이 있었다.나도 종종 만화책이나 괴담책을 빌렸었는데아버지는 항상 무협지를 빌려봤었다.모든 생활이 패턴화 되어있던 아버지는아마 일요일 밤..

아버지의 기억 1

1. 신도아파트 살 때니까아마 5-6살 정도 되었을까.엄마는 아버지 출근하실 때아침 식사와 함께알약으로 된 영양제 같은 것을몇 알 같이 드렸었다.근데 그날 유독 내가 빨리 일어났을까식탁에 있는 아버지 알약을내가 좀 손으로 조물조물 했었나보다.아버지가 새 약으로 달라고 해서 드셨다.아마 내가 기억을 못할거라 생각하셨겠지.엄마는 저 양반 생각보다 비위가 약하다고어린 아들이 만진 것 가지고 그러냐고나중에 몇 번 나에게 하소연 하셨다.2. 마찬가지로 신도 아파트 살 때 였는데내가 살던 3동 506호인가 507호에서1층 현관으로 내려오면단지를 빠져나가기 위해 긴 골목이 있었다.나는 친구들 만나러 가는 길이었는데아버지가 출장 갔다가 오시는 길이라흔치 않게 낮에 집에 오시는 길이었다.그 골목에서 단 둘이 마주쳤었는데..